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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벗고개터널 / 페르세우스자리 대유성우 / 서울 경기 별자리 스팟

일상/쏘다니기

by 기뮹디_ 2024. 10. 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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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내 추천 타임라인에 페르세우스자리 대유성우가 떨어진다는 트윗이 올라왔다.

고등학생때부터 천체(정확히는 천체물리) 덕후였었고

서울토박이로 자라 제대로 별을 본 적이 없던 나는 대유성우가 너무 보고싶었다.

 

그래서 잠금계정으로 용기내 디엠도 보내고 어디가 별보기 좋은 스팟인지 이곳저곳 찾아보았다.

 

서울-경기권으로 가야 그나마 편하게 갈 수 있을 거 같아서 양평 벗고개터널로 결정했다.

 

 

그래서 ITX 기차를 구매했는데....

이 땐 몰랐다.

RT를 6000번 탔다는건 최소 6000명의 사람이 대유성우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란 것을...

 

 

 

평일 저녁에 나같은 개백수 말고 누가 양평 터널까지 가겠어~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출발했다.

 

10시쯤 도착해서 유성우를 기다리는데 이미 이 때부터 사람이 생각보다 있었다.

와중에 앉을 돗자리 안가져와서 와 1시간 반을 어떻게 서있냐...하며 유성우를 기다렸다.

 

그래도 별이 잘 보이고 정말 예뻤다.

 

반짝반짝... 왕이쁘죠

 

살면서 이렇게 선명한 별을 처음 보았다.

 

 

근데 11시가 넘어가니까.. 차가 완전 쉴새없이 오는거다.

 

중국 인해전술을 본 조상님들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부터 슬슬 예민보스가 되기 시작했다.

더워 죽겠는데 사람들 많아지면서 다닥다닥 붙고 퍼스널 스페이스따윈 없고 하여간…

그래도 별이 예쁜 게 더 커서 즐겁게 기다리긴 했다.

 

그런데 11시 반쯤 넘어가니 구름이 하늘을 다 가리고

일기예보를 확인하니까 새벽 6시까지 구름이 낀다는 거다.

 

슬슬 땀도 나고 그랬어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남자친구 차에 탔다.

 

- 재앙의 시작 -

 

 

 

이 사진에선 잘 안보이지만, 이게 딱 2차선 도로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온 나머지 주차공간이 없어서

양측 갓길에 모두 차를 주차해둔 상황이었다.

 

이 상태에서 들어오는차 - 나가는 차 둘 다 도로를 쓰려니

 

겁나게 겹치기 시작했다...

 

아니, 왼쪽 갓길에 주차를 해뒀으면 인간적으로 오른쪽 갓길은 비워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오죽 차 댈 곳이 없었으면 싶기도 하고.

 

차를 서로서로 빼주면서 이동해야 하는데

사람이 끊임없이 오고 끊임없이 주차를 해서 그런지

아무리 양보하고 가기를 반복해도 양쪽 주차 행렬이 안 끝났다.

그렇게 나는 제발 내보내달라며 도로에서 40분을 싹싹 빌었다.

솔직히 우린 빨리 나온 편이고 아마 우리보다 더 늦게 나온 사람들은....... RIP.

 

심지어 벗고개터널은 도로 한가운데에 있어서 30분을 달려가야만 화장실이 있다.

내 장담하건데, 그 날 한 명쯤은 바지에 똥 지렸을 거다. ㄹㅇ

40분 대기 + 30분 달림 => 화장실 1시간 거리

급한 사람이 이걸 어떻게 참겠나.

게다가 주변에 사람들 북적이고 어디 수풀에 숨어서 쌀 수도 없어서 진짜…

그 곳은 아포칼립스 그 자체였다.

(내가 매려웠다는 건 아니다.)

 

먼저 떠나기로 결정한 나에게 cheers...★

40분 넘게 운전하느라 고생한 남자친구에게 cheer up...💪

 

양평 벗고개터널은 정말 좋은 스팟이지만

유성우 떨어지는 날엔 가지 마세요.

특히나 그게 시간당 100개가 넘게 떨어지는 대유성우라면 더더욱.

(심지어 유성우 떨어지는 건 보지도 못했다…. 우아앙)

 

다음에 날 좋을 때

안반데기를 한번 더 가기로 기약하며,

say good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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