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근처 지하철로 가서 대성당으로 이동해줍니다
밀라노의 지하철
스크린 도어가 없는 게 10년전 서울 같아요
저 멀리 어두컴컴한 터널 끝에서 좀비가 튀어나올 거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니 어떤 분께서 바이올린을 연주하시더라고요
우와 이게 유럽인가
덕분에 아침부터 고막 힐링을 했어요
밀라노 대성당입니다
이게 CG가 아니라 실재하는 건물이라니
완전 웅장하고 아름답죠
확대해서 보시면 건물 외벽이 다 작은 조각상으로 꾸며져있는데요
어떻게 저걸 다 조각하고 붙였을까요
경외감이 깃드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햄버거 입니다.. 이정도면 인간 란란루임
아니 이 날은 정말 햄버거를 먹기 싫었어요
그런데 가게들이 문을 안 열었는데 어떡해요....
또 만만한 맥도날드 가야지 뭐
밀라노 외벽을 돌다보면 이렇게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입구가 보입니다
외벽은 보수공사중이더라고요
하..... 참
공사를 몰고 다니는 여자
그래서 회사 건물은 언제 공사하냐니까
옥상에 올라가면 조각들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망원경도 있는데 그건 동작 안했던 거 같아요
정말 가관이고요 장관이네요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조심하세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호달달 떨리더라고요
기어가고 싶었는데 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그건 참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점심 예배가 진행중이었습니다
경건한 복장을 하신 분들이 노래도 부르고 기도문도 외우시더라고요
저는 종교가 딱히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신성함에 압도당했습니다
웅장한 건물, 아름다운 그림, 스테인드 글라스로 들어오는 햇빛까지
그 옛날 사람이었다면 정말 신이 있다고 믿었을 거 같아요
성당 내부에는 저렇게 2유로를 내면 초를 피울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저도 돈을 내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아마 절 권고사직한 회사 망하라고 빌었겠죠
저런 신성한 공간에서 나쁜 소원을 비는 저는 역시 어리석은 어린 양인가 봅니다
아름답죠
착하게 살고 싶어져요
종교란 그런 거 같아요
근본적으로 하는 말들은 다 옳고 좋은 소리들밖에 없습니다
거쳐가는 사람들이 문제인거지....
밖에선 밀라노 대성당을 따라서 쭉 플리마켓이 서있었습니다
정말 귀엽죠
이게 제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날씨는 춥지만 사람들간의 교류는 너무 따뜻해요
장식품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팔았어요
저와 동행인은 초코 발린 딸기 꼬치를 사먹었습니다
구냥 초코 탕후루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선배 저 탕후루 사주세요
그리고 근처 카페로 가서 어딜 갈지 찾아봤습니다
계획을 안 짜는 것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더라구요
이렇게 쉬었다 갈 핑계가 생기지 않습니까
히히
근처가 다 시내라 구경할 곳이 많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약간 밀라노시 명동 느낌
중간에 열차는 해리포터 같아서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 안 나는 유명한 광장
여기 앞이 버스킹존인지? 악기를 연주하는 분이 계셨어요
근데 이제 음악이 뽕짝인ㅋㅋ
어떤 아주머니가 그 옆에서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시더라고요
내가 탑골공원에 와있나? 했습니다
먼 타국에서 느껴지는 진한 종로의 향기...
그리고 비보잉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제가 늦게 도착했는지 한 2분 보니까 공연이 끝났는데
끝나고 수금타임에 콕 집어 제 쪽으로 오시길래 스미마셍!^^ 하고 도망쳤습니다
2분 봤는데 어떻게 돈을 내요...
컵라면 하나도 안익었겠다
양심적으로 오래 본 사람은 돈을 내야하지 않나
끝나자마자 다들 뿔뿔이 흩어지더라고요
이 뜬금인 사진을 올리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뭐냐면 딱 저 자리였어요
저기 앉아 쉬고 있는데 어떤 실팔찌를 파는 흑인 아저씨가 슬금슬금 오시더라고요
저는 이런 관광지에서 선물인척 팔찌를 묶어준 다음에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는데 동행인은 몰랐나봐요
아저씨가 팔찌를 묶어주려고 하니까 그냥 받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아니아니 안된다고 받지말라고 막 계속 말렸습니다
아저씨는 좀 얼타는 거 같다가 불굴의 의지로 팔찌를 묶어주려고 했고 저는 불굴의 의지로 계속 말렸습니다
와중에 남자친구 있냐 결혼했냐 같은 캣콜링도 함ㅋㅋ;
저한테도 물어보길래 남편 세 명 있다고 반지 세 개 낀거 보여주니까 더 말 안 걸더라고요
또라이 같았나봐여
우리더러 시스터냐길래 노노 여자친구라고 그냥 칠 수 있는 구라는 다 쳤어요
저 여자.... 즈후 걸후란?
결국 제가 끝끝내 말리니까 아저씨가 돈 안받겠다고 프리선언 하셨어요
효과는 엄청났다!
그래서 팔찌 묶게 놔뒀습니다
대충 원가 50센트로 보이는 실팔찌 겟
이후에 들른 다빈치 박물관
가니까 급식들 있더라고요
신기하긴한데 굳이...
넓긴해요
박물관 좋아하는 분이나 아이와 함께 가는 분들은 들릴만해요 외에는 그닥....
아침부터 맥모닝 하나 먹고 여기까지 돌려니 미친듯이 허기지더라고요
아 여기도 출구찾아 삼만리였습니다
관광을 마치고 숙소 근처로 돌아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딱봐도 왕 맛있어보이죠?
여기 직원분이 원디렉션의 제인 말리크를 닮았어요
진짜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람
이탈리아에서 잘생기고 예쁜 분들 꽤 봤지만 미만 잡이었어요
하튼 여기 고기는 왕왕 맛있었고 다음 날 또 먹고 싶었지만 아침엔 안열더라고요
또 어쩔 수 없이 햄버거를 먹었을까요?
그건 다음 편 베니스에서 확인해주세요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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