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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서 이탈리아 자유 여행기 #5 밀라노

일상/쏘다니기

by 기뮹디_ 2024. 10. 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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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억울한 점이 있습니다
아니 광고 블로그님들.... 왜 제 개인 일기에는 반응해주면서 여행기에는 반응 안해주세요
번짓수 잘못 찾으셨어요
일기장말고 여.기.로 오시라고요
아시겠어요?


 
아무튼
 
드디어 로마를 떠나는 날이 되었네요
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걸까요
마음 같아서는 여권 버리고 불법체류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이탈리아는 불법체류자도 직원으로 써준다고 그러더라고요
소소한 꿀팁이니 참고하세요
 

 
떠나는 날에 에어비앤비 주인이 강아지를 데리고 왔더라구요
인사두 하고 강아지 만져두 되냐고 여쭤보고
쓰담쓰담 했는데 인형처럼 왕 부드러운....... 힐링 돼써요
처음엔 쫄아있다가 쓰다듬으니까 꼬리를 흔들더라고요
정말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귀여운 개만 있다
작은 강아지 친구야 항상 행복하렴~~
 

 
이쯤되면 맥도날드 직원과 정들 거 같아요
삼일을 내리 맥모닝만 먹다니
한국에서 맥모닝을 먹은 횟수도 세번이 안되는데...
 

 
트라스테베레 역에는 승강장이 여러개 있어요
출발 10분 전쯤에 전광판으로 어디 방향 열차는 몇 번 가서 타라고 알려주니 참고하세요
제 기억엔 아마도 여기가 밑에 번호와 위에 번호가 달라서
계단을 열라 오르락내리락 했던 거 같아요
똥개훈련 애짐
지하철을 타고 미리 예약한 이탈로를 타러 이동합니다
 

 
이탈로는 약간 한국의 ktx 같은 느낌이에요
겁나 큰 역으로 가니 사람들이 왕 많았습니다
트라스테베레에서는 한국인을 한 명도 못봤는데 여기 스타벅스를 가니 바로 옆 테이블이 한국인이더라고요
아 그리고 이탈리아 스벅과 한국 스벅은 메뉴가 달라요
저는 자바초콜릿칩을 먹고 싶었는데 없어서 다른 걸 먹은 기억이 있네요
 

 
지하철과 동일하게 전광판에 몇 번에서 타면 좋을지 알려줍니다
그 전까지 카페나 음식점에 다녀오세요
아 그리고 화장실은 유료입니다
50센트였나
 
항상 동전을 챙겨다니세요
유명한 똥쟁이가 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제 캐리어 겁나 크죠?
이렇게 머리 위로 올릴 순간을 생각 못하고 이것저것 전부 챙겨서 그렇습니다
저는 미친 맥시멀리스트라서요
집에도 발 디딜틈 없이 물건을 두는 편입니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정말 갈 지(之)자로 다녀야 했어요
새로 이사온 집에서는 자중하는 편입니다
 
아무튼 동행인의 작은 캐리어를 올려주고 와 내 껀 어카냐... 하고 있는데
뒤에 있던 스윗한 이탈리아 아저씨가 자기가 올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우왕 그라씨에 하고 비켜드렸는데
제 캐리어를 드는 순간 아저씨가 컥 소리를 내시더라고요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해요
미안하다 사랑감사한다
 

 
이제 내리나? 하면 안내리고
내리나? 하면 안내리고
몇 번 반복하니 밀라노에 도착했더군요
벌써 어두운 저녁.. 생각보다 이동 거리가 있더라고요
시간도 늦었고 지리도 모르고 해서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했습니다
 

 
 
숙소 리모델링을 했다더니 왕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심지어 세탁기도 있어서 그간 입었던 옷들을 빨래할 수 있었어요
해외 장거리 여행을 가실 땐 꼭 근처에 코인세탁방이나 숙소에 세탁기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열흘 여행 간다고 열 벌을 챙겨갈 순 없으니...
 
한 가지 단점이라면 숙소에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 집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더군요
그래도 로마처럼 아찔한 분들은 아니었고 일반 가정집인듯 했습니다
애기소리가 났어요 귀여웡
 
여러분은 여행갈 때 듣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저는 긴 여행을 떠나면 주구장창 한 노래만 듣는 편인데요
그렇게 하면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여행간 추억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 때 들은 노래는 포스트말론의 sunflower에요
마일스 스파이더맨의 ost죠
로마 건물들을 보면 웹스윙을 하고 싶어져서 고른 노래에요
덕분에 아직도 sunflower를 들으면 차갑던 이탈리아의 공기가 떠올라요~
다들 여행 주제곡을 정해서 기억에 오래 남는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습니다
스테이크와 까르보나라, 감자 구이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좀 짜긴 했지만 그래도 여태 먹었던 현지식 중에선 제일 괜찮았네요
무엇보다 저 까르보나라가 치즈맛이 강해서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한국의 까르보나라는 크림맛이잖아요
이탈리아에서는 그냥 짠 치즈맛이더라고요
개취로 치즈맛이 더 맛있었습니다
 
이 식당이 중국분들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저희를 중국사람으로 알았는지 중국어로 뭘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ㅎㅎ.. 코리안. 하니까 아아 하고 그 이후로 말을 더 안시키셨어요
뭐 다 비슷한 동양인이니까~ 하고 넘겼는데 계산할 때 보니까 거스름돈을 덜 주시더라고요.. 진짜 똥먹고싶나?
 
저기요
한국은 고등교육에 기하와 벡터까지 배워요
수학으로 한국을 무시할 수 있을 거 같애?
 
가족끼리 하는 가게 같았는데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중국어로 솰라솰라하면서 돈을 덜 주니까
옆에 계신 아들분이 난처해하면서 어머니한테 뭐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다시 거스름돈을 맞게 주셨는데 완전 너덜너덜해진 지폐를 줬어요
저는 솔직히 이게 무시인지도 몰랐고 그냥 아 늙어서 산수가 안되시는구나... 저런 요즘엔 계산기 쓰면 되는데 했거든요
그런데 같이 간 동행인이 이거 무시해서 한 행동이라고 지폐도 쓰레기 같은 거 주지 않았냐고 해서 그 때 알았습니다
결국엔 아방수가 이기는 세계관
 

 
숙소 근처 가게에서 오렌지 쥬스와 과자를 샀는데 그게 무시가 맞았는지
가게 주인분이 이런 지폐는 받을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여러분 지폐에 문제가 있으면 바꿔달라고 하세요
저는 그냥 돈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에라
똥이나 먹어라
 

 
오렌지 쥬스는 제가 여태 먹어본 주스중에 가장 맛없었어요
차라리 당근 쥬스가 더 맛있는 정도...
오렌지 쥬스에 물탄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 땐 돈시몬을 몰랐기에 망정이지
알았다면 전 한 모금을 마시고 뿜었을 거에요
초코 과자는 그냥 알던 맛이었습니다
 
도착한 날은 너무 늦어 밀라노 관광을 못했고 본격적인 관광은 내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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