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고 긴 이탈리아 여행기의 마지막, 베니스 입니다.
베니스는 일자별로 올리지 않고 한번에 쭉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사실상 관광보다는 휴식에 가까웠던 여행지라서요.
저는 오늘 출근하면서 추억에 젖어 스파이더맨 OST를 들었습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유럽에 있는 거 같아요
도파민이 싹 돌면서 뭔가 강해진 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는 길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다시 보았습니다
대체 언제쯤 방사능 거미가 절 물어줄까요
제가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원래는 뛰어나지 않았던 인간이라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불타는 정의감을 가슴 속에 품고 있져
시련을 통해 강해지는 것도
그렇게 히어로라는 위치를 받아들이는 것도
가장 그 영화를 보는 일반인들과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9시 3분
컵라면 시간만큼 지각하면서 찍은 하늘입니다
그래도 하늘과 가을 낙엽은 아름다와요
아직 날씨가 더워서 가을이긴 한건가 싶었는데 낙엽을 보니 정말 가을이 맞나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진짜 베니스 여행기 시작합니다 부릉부릉
자 어제 질문의 정답입니다
또 햄버거를 먹었답니다!~ ^^
그런데 늘 먹던 맥도날드는 아니고요, Five Guys라는 버거집인데 햄버거가 엄청 크더라고요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버거킹이 작게 느껴질 수준이었습니다
동행인이 여기 쉐이크가 유명하다고 샀는데
엄... 저에게는 달았어요
맛있긴 했는데 너무 달아
여행기를 쓰는 동안 음식에 대한 후기는 다 달다인 거 같아요
나이 든 티가 나네요
베니스행 이탈로를 타러 왔습니다
밀라노는 기차역도 예술적이더라고요
전광판에 타야하는 열차가 뜨면 플랫폼에 가서 타면 됩니다
산타루치아 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자마자 진한 물의 향기가 나요
물의 도시 베니스
제가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입니다
베니스는 작은 섬을 연결해서 만든 곳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다닐 수 없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걸어다니거나 배를 타고 움직입니다
저는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단, 짐이 있을 땐 좀 힘들어요...
그래도 베니스는 전체적으로 섬 크기가 작기 때문에 걸어다닐 수 있어요
숙소에 도착했는데 처음으로 아 이게 에어비앤비구나 싶은 숙소였어요
작은 인테리어 하나하나가 주인 할아버지 취향이 보인다고 해야하나
엄청 친절하신 분이라 한국어로 된 관광책자도 보여주시고
베니스에서 어딜 가면 좋은지도 추천해주셨어요
이탈리아 사람들 짱 차캐...
쿨타임 찼으니 한식당도 가주고요
여기는 중국분들이 하는 한식당이었는데 그래도 엄청 맛있었어요
요리사는 한국분이셨을지도
한식에 미친 자는 베니스를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도 여기서 했답니다 ㅋㅋ
한식으로 한 끼를 먹으면 세 끼정도는 양식을 먹을 수 있어요
저녁 먹으려고 간 곳인데 피자랑 무슨 햄.. 나오는 거 먹었거든요?
이탈리아 음식은 대체 왜이렇게 짠 걸까요...
당신들 위 건강은 안녕하냐며
구경 중에 들린 사탕가게에요
엄청 락킹한 음악이 들려서 홀리듯 들어갔는데 주인 분께서 검정 가죽자켓을 입으신 멋진 분이셨어요
노래 진짜 좋다했더니 나중에 다시 들어보니까 ACDC의 highway to hell이더라고요
와 노래 좋다 하고 리듬타니까 주인분께서 너 음악 좀 들을줄아네?! 하면서 같이 리듬타주셨어요 ㅋㅋㅋㅋ
사탕가게에서 락음악에 리듬타는 여자 셋
베니스니까 해볼 수 있던 경험 아닐까요
산 마르코 광장입니다
탁 트여있어서 쉬었다 가기 좋아요
전에 왔을 때 근처에 세계 최초 카페가 있다고 했던 거 같은데
커피맛이 별로였던 기억이 나서 굳이 가지 않았습니다ㅎ
저기 보이는 건물은 성당인데요, 밀라노 대성당을 갔다왔어서 감흥이 그닥...
그리고 저기도 복장 규정이 있더라고요(아마)
저는 규정을 어기는 복장이었어서 떡볶이 코트를 끝까지 잠그고 들어갔습니다
그럼 무릎 밑 치마거든요
대체 여자 무릎이 뭐라고 유난들 떠는지 모르겠어요... 똥꼬치마만 아니면 되지 ㄱ-
들어가서 트월킹 춰버릴까보다
(출 줄 모름)
내부입니다
마르코 광장에 있는 전망대인데요
여기 올라가 볼 수 있대요
저는 두 번이나 갔는데 전혀 몰랐어요
아쉬워잉ㅠ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면 꼬마전구가 많아서 좋아요
그럼 좀 더 동화같거든요
사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려고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상하고 먼 풍경일수록 더 좋더라구요
제가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더 선호하는 이유에요
저녁에 한 잔 하려고 갔던 호프집?.. 뭐라그러지 칵테일바?
하여간 술을 파는 레스토랑이에요
사진 속 술은 엄청 달아보이지만 생각보다 도수가 쎘답니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
가려진 술에서 도수는 두 배로
여기 주인분도 엄청 친절하셨어요 밖에 추우니까 담요도 가져다 주시구
아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마트에 들렀거든요?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더 싸요
그래서 과일이랑 빵이랑 우유 등등 집어서 계산하러 갔는데
직원 분께서 계산을 마치고는 감사합니다 하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한국인인건 어케 알았대...?
놀래서 반응도 못했어요
이탈리아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케이팝 세계관
그리고 숙소에서 심심해서 동행인과 틴더 돌려봤는데 2명 중 1명은 모델같이 생겼어요
확실히 잘생기긴 했더라 운동도 엄청 빡세게 하고
제 친언니가 좋아할듯
외국분들께서는 자꾸 자기 벗은 몸을 올려놓더라고요
외국이 아니라 그냥 틴더라 그런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중에 16살(한국나이론 아마 18살) 애기가 동행인 프로필을 LIKE해서
제가 깜짝놀라서 빨리 계정 지우라고 했어요
출국 전에 잡혀가면 어떡하냐고 ㅋㅋㅋㅋㅋㅋ
아니 지보다 10살 많은데 왜 라이크를 해... 정신 차리고 살아라 꼬맹이
다음 날 점심 먹으러 간 레스토랑이에요
메뉴 하나 더 먹었는데 사진을 깜빡하고 안찍었네요
새우파스타 왕 맛있어요 사람들이 줄을 선 이유가 있더라고요
아 여기 직원으로 젊은 남자분이 계셨는데 메뉴판 주면서 저한테 윙크하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제서야 맞다 여기 이탈리아였지ㅠ 했잖아요 플러팅의 나라
원래는 배를 타고 무라노섬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엄~청 많이 와서 배가 뜨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고 유리공예 가게들을 구경했어요
엄청 비싸지도 않아서 기념품으로 사기 괜찮아요
저는 엄마 줄 팔찌와 제 팔찌
그리고 친구들 줄 기념품 몇 개를 샀어요
이쁘죠
제가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처럼 보이는 파란색 팔찌를 샀답니다 흐흐
이 팔찌 속에 베니스의 추억을 담아갈거에요
왕추웠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젤라또도 먹어주고
솔직히 전 요맘때가 더 맛있음
다시 산타루치아 역으로 가서 베니스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공항 가는 택시... 개비싸거든요
어차피 다들가격 똑같이 받으니 아무거나 타세요ㅠ
역에서 택시를 타려는데 어떤 아저씨가 station service라고 써진 조끼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저희를 보자마자 taxi? 하고 물어보는데
저는 당연히 역 직원인줄 알고;
네 어디서 타요? 하니까 갑자기 제 짐을 빼앗더니 따라오라는거에요
???
너무 걸음이 빨라서 따라잡기도 힘들었어요
뭔가 이상함을 느낀 동행인이 가다가 이거 free냐고 물어봤는데 갑자기 ㅋㅋ 개정색하더니
베니스에서 공짜인 건 아무 것도 없는데? 돈 내야지~ 이러는거에요
그래서 제 동행인이 개빡쳐서 아니 우린 서비스 이용한다고 안했다 네가 마음대로 짐을 뺏어간 거 아니냐 하니까
그 아저씨도 기가 차다는 얼굴을 한 채 절반이라도 달라그러고
동행인은 절반도 못준다고 그러고
어떡하나 했는데 결국 동행인이 이겼어요
아저씨는 알겠다며 가버렸고 저희는 무사히 벗어났습니다
동행인이 이탈리아 사람들 다 친절해서 좋은 기억밖에 없었는데 마지막에 왜 망치냐며 짱내셨움...
제가 탄 비행기는 베니스 -> 이스탄불 -> 인천으로 가는 경유 비행기였는데요
이스탄불에 내리고 나니
오직 서울행 비행기만........ 연착이 되었다며..........
5시간을 기다리라는거에요.........
아니 ㅠ 11시 20분에 공항에 내려주면 집엔 어케 가라고
나 노숙하라고?
기다려야지 뭐 어쩌겠어요
다행히 이스탄불 공항 개넓더라고요
여기 와이파이 한시간인가? 무료로 쓸 수 있어요
참고하세요
스타벅스 한 잔 사서 벤치에서 노숙했어요
날 억까하는 이스탄불 공항에 사이드킥 한번 날려주구..
와중에 양말 뒤집어 신음
여러분 일정 거리 이상 운행하는 비행기가 일정 시간 이상 연착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저는 이렇게 600불 정도를 보상 받았습니다
이 놈들이 마일리지로 주겠다고 하는 거 한사코 거절하시고 돈으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한국 돈으로 80만원? 정도 했던 거 같은데(정확하지 않음) 5시간 노동해서 nn만원 번 거면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좋아
보상도 해주고 기내식도 맛있어서 용서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밤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돌아왔고
일주일동안 한국이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하게 살았네요
그래도 또 다시 현실을 살아야 꿈 같은 여행도 갈 수 있으니까요
현실이 있기에 꿈도 있는 거니까
후우.... 모르겠고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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