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어디든 나가고 싶은 건
평일 내내 사무실에 처박혀 일하는 직장인의 본능인가봅니다
저는 집밖에 모르는 내향인인데요
주말까지 집에만 있으면 너무 자연과 동떨어진 거 같아 우울하더라고요
주말에도 답답할 때 밖에 나가서 커피 한 잔이라도 사오면 숨통이 트입니다
가짜 내향인이라고요?
그럴지도요
이번 주말은 기흥에 있는 호수공원에 갔다왔습니다
저는 백운호수 같은 걸 기대했는데 백운호수 보다는 관광지 느낌이 덜해요
그 근방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서 조성된 공원 느낌?
실제로 위쪽에 축구장도 있고 강아지들 풀어놓고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덕분에 귀여운 강쥐들을 많이 보구 왔습니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호수가 크고 산책로도 잘 되어있답니다
도보 산책로는 4시간이니 다들 마음먹고 도세요
저는 마음조차 먹지 않아 한 1시간정도 호수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강아지들이 많은 공원을 지나면 이렇게 호수 안 쪽엔 울타리가 쳐져있습니다
여기를 넘어야 본격적으로 호수가 잘 보이는데요
30분을 달려 왔는데 그냥 가기도 뭐해서 저는 그냥 담벼락을 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넘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암요
이재명 아저씨도 국회 담벼락을 넘는데 20대인 제가 저정도 담벼락에 질 수 없죠
그리고 저희가 망설이고 있을 때 어떤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먼저 담을 넘으셔서(ㅋㅋ) 혹시 들어가실 때도 담 넘어갔냐고 여쭤보니 아니라고 저 위에 입구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못들어가는 공간은 아니구나 싶어서 넘어갔습니다
울타리 안쪽엔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어요
저렇게 큰 원으로 광활하게 몇 군데 있는데 다 울타리가 뚫려있더라고요
건설이 안됐거나 망가졌거나.. 그래서 애기들이 들어오면 위험할 거 같았습니다
저는 제 목숨 하나 소중한 늙은이라 근처에서 깔짝이기만 했어요
여러분은 수영을 잘 하시나요
저는 몸에 힘을 빼는 게 너무 무서워서 물에 뜨지조차 못합니다
아마 죽어서나 뜰 수 있을 거 같아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황새들이 쭉 줄을 서서 쉬고 있습니다
황새 맞나.. 학인지 황새인지
생각보다 커요 아마 어린이집 다니는 아기보다 클 거 같습니다
저 친구들이 호수에서도 부표 위에 앉아있는데 그 커다란 날개를 펄럭거리면 아주 멋있답니다
저도 어울리고 싶어서 열심히 팔을 펄럭였는데 유사 저질댄스에 불과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개쫄보라 근처에 가고 싶지도 않았는데 남자친구가 계속 가보자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하겠느냐고 해서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나한테 달려들면 어떡하지 주먹으로 개패야하나
짜증나서 내 머리에 똥싸면 어카나
수가 제법 많은데 다구리를 당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살면서 새랑 맞짱깔 걱정을 다 해보네요...
가까이 다가가니 이렇게 길에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습니다
좀 무섭지 않나요
근데 저만 무서웠던 게 아닌지 가까이 다가가니 다들 날아가더라고요
거기서 인간의 권위가 좀 느껴졌습니다
너희도 내가 무섭구나.... 그래 난 무기와 불을 다룰 줄 아는 [ 닝 겐 ] 이다
4시간 산책길을 다 돌을 자신은 없어서 이후에 트레이더스를 갔다가 집에 왔습니다
저는 지금 회사에서 이걸 쓰고 있는데
제 맞은 편 어딘가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리네요...
누가봐도 개발중이 아닌 타자소리(개발할 땐 타자가 개느림 생각해야해서) vs 코골이
그래도 제가 좀 더 낫겠죠?
저는 무려 13만원짜리 무접점 키보드니까요
두드리면 초콜렛 부수는 소리가 나요
일종의 ASMR 기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진짜 개소리다
오늘의 주말 나들이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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